야야 어릴적 일기
<어릴적 일기>- 국민식수기간 1973년 4월 2일
야야선미
2009. 9. 11. 08:30
국민식수기간 / 1973년 4월 2일
국민식수기간 깃을 달아야되는데 한 개 사주면 되지 또 옥양목에 써주었다. 만년필로 쓰니까 글씨도 가늘고 글도 잘 번진다.
내일만 되면 꼬랑댕이가 말려 올라가고 실밥도 풀릴 거다. 영자가 샀는 거 보니까 참 좋던데.
노란 집안에 들었는 종이에는 국민식수기간, 쥐를 잡자, 원호의 달, 교육주간, 새마을운동, 춘계청소주간 그런 것들이 다 적혀있다. 비니루 집이라서 비 맞아도 안 번지고 날마다 새거 같다. 국민식수기간 달아라하면 국민식수기간이 앞으로 나오게 접어서 끼우면 된다. 글씨도 두껍게 잘 써져있다. 번지지도 않고 말려올라가지도 않지.
그거 한 개 사면 깃달아라 할 때 마다 안 만들고 종이 빼서서 다시 접어서 끼우면 된다. 우리 고모한테 뭐 못 만들어서 죽은 귀신이 달라 붙은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