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전과 컴퓨터에 맡겼던 우리 아이를 찾겠습니다.
텔레비전과 컴퓨터에 맡겼던 우리 아이를 찾겠습니다. / 박선미(부산 영도초등학교)
1. 텔레비전에 빼앗긴 아이들 삶
여름방학 하던 날, 퇴근길에 우리 반 어머니 한 분을 만났다. “어이구, 방학해서 또 아이와 전쟁을 할 걸 생각하니 앞이 캄캄합니더.” “공부도 공부지만 텔레비전 앞에서 꼼짝도 않고 온종일 있지요, 겨우 텔레비전 앞에서 몰아내면 어느 새 컴퓨터 앞에 들러붙어서 또 꼼짝 안 합니더.”
이학기가 되었다. 개학을 하고 보니 챙겨야할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가끔 숙제로 “텔레비전 안 보기”를 내고 넘어가는 형편인데, 무너미 구월 공부방에 어느 선생님이 남편 때문에 속상한 이야기를 써 왔다. 집에 들어와서 잘 때까지 도무지 텔레비전 앞에서 떨어질 줄을 모른단다. 어른이 되어도 이렇게 텔레비전 앞을 떠나지 못하고 시간만 죽이는구나. 부산에 내려가면 지금처럼 대강 할 것이 아니라 더욱 붙잡고 늘어져야 할 일이구나.
개학하고 처음에 아무 말 않고 그저 “텔레비전 안 보기”라는 주말 숙제를 내줄 때 아이들은 잔뜩 못마땅해했다. 숙제니까 하는 수 없다는 듯이 집으로 더니 월요일 아침에는 교실이 무척 시끄러웠다. 다시는 그런 숙제를 내지 말라는 것이다.
<텔레비전을 안보고 느낀 점과 했던 일>
- 권대길
저는 텔레비전을 보지 않을 때 심심했고 재미도 없었고 그런데 어머니께서 청소를 도와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어머니 아버지 심부름을 하고 나서 책을 읽고 텔레비전 안보고 공부를 하였습니다. 그래서 다 끝마친 뒤 공놀이를 하였습니다. 또 미니카 경주도 했고 술래잡기 숨바꼭질 그리고 경찰놀이 얼음물 올라가면 못 잡기 등을 했습니다. 밤이 되어 집으로 갔습니다.
일요일 아침에 일어나 산에 갔다와서 밥을 먹고 숙제를 한 다음 놀러갔습니다. 컴퓨터오락을 하고 컴퓨터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은 왜 이렇게 어려운 숙제를 내주세요. 너무 어려워 너무 심심하고 재미가 없었어요. 이제부터 이런 숙제는 내주지 마세요. 너무 심심했었단 말이에요. 알았지요. 너무 어려웠어요.(2000년 9월 10일)
- 이선예
나는 텔레비전을 안보고 그림을 그렸는데 그때 재미있는 만화를 할 시간이었다. 텔레비전안보니까 너무너무 심심했다. 그래서 텔레비전 안보는 숙제를 안 내어 주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림을 다 그려도 심심하였다. 그리고, 할 일이 없어서 책도 읽었는데 엄마께서 “아이 너무 착하네” 하고 말씀하신 적도 있었다. 또 언니와 저녁밥을 먹고 브레이드를 타러 갔었다. 텔레비전 보는 것보다 너무너무 너무 재미가 없었다. 아빠 엄마께서도 “텔레비전안보고 다른 일하는 것 보니까 좋네” 이런 저런 말씀을 하신 적도 있었다. 또 수학 공부도 엄마와 텔레비전을 끄고 열심히 한 적이 있었다. 나는 “엄마 이제 쉬어도 되요” 하니 “어 쉬어라” 하고 말씀해 주셨다. 그런데 쉴려고 했는데 텔레비전을 못 보니까 너무너무 심심하였다. 언니와 놀자고 해도 언니는 컴퓨터만 하고 나랑 놀아주지 않았다. 텔레비전안보는 숙제를 내주니 너무너무 싫었다. 엄마, 아빠는 좋아하시긴 하셨다. “선생님! 이제는 제발 제발 제발 텔레비전 안보는 숙제는 내 주시지 마세요.!!!!!(2000년 9월 17일)
2. 아이들과 이야기 나누기
텔레비전을 안보니까 아무 재미도 없더라. 잠도 안 오더라. 할 일이 없어서 일요일이 너무 지겹더라. 시간이 너무 안 가서 죽는 줄 알았다며 하나같이 그런 숙제는 다신 내지 말란다. 이야기를 다 듣고 나서 마침 두어해 전에 텔레비전 때문에 썼던 글이 있어서 복사해서 나누어주고 같이 읽었다.
<텔레비전에 맡겼던 내 아이를 찾겠습니다.>
퇴근해서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을 들어서니 오후 여섯 시가 조금 넘었다. 먼저 쌀부터 씻어서 밥솥에다 앉힌다. 밥이 될 동안 아침에 흩어놓고 갔던 옷가지들을 챙겨 걸고 작은 아이 장난감을 여기저기 몰아넣고는 비질을 시작한다. 방을 쓸고 마루로 나오면 아이들이 그대로 앉아 텔레비전을 보고 있다.
“보자, 거기도 좀 쓸자. 아이구 집안이 이게 머꼬? 외할머니 보시면 또 나간 년 집구석 같다고 욕을 한 바가지는 퍼부으시겠다.”
정말 그렇다. 아침마다 무슨 전쟁을 치르듯이 후다닥 챙겨서 나갔다가 오후에 들어오면 집안은 늘 발 디딜 틈도 없이 어지럽다. 아이들이 앉은자리를 쓴다. 그래도 텔레비전에 눈을 준 채 아이들은 일어설 생각을 않는다. 입은 반쯤 벌리고 가끔 히죽이 웃어대는 모양이 옆에서 보면 꼭 넋이 빠진 아이들 같다.
“저리 좀 비켜라.”하고 비질을 할라치면 한 쪽 엉덩이만 들고 엉덩이 밑을 쓸어낼 때까지 엉거주춤하게 앉은 채로 텔레비전에만 눈을 꽂고 있다. 저쪽을 쓸면 이제 반대편 엉덩이만 조금 들어준다. 발치를 쓸면 또 발끝만 달랑 든 채 그대로 앉았다. 이쯤 되면 화가 치밀어 오르지만 입을 떼는 것조차 피곤해서 그냥 빗자루를 던지고 걸레를 잡는다. 걸레질을 해도 또 그대로다. 오른쪽 엉덩이 들었다, 왼쪽 엉덩이 들었다, 발을 들어올렸다 여기서는 그만 참을 수가 없다. 걸레를 내동댕이치며 소리를 지르고 만다.
“니가 나이가 몇 살이고? 그기 지금 니가 볼 프로가? 엄마가 이래 피곤한 몸으로 청소를 하면 장난감이라도 하나 치워 주던가, 지 옷이라도 바로 걸어놓던가, 한가지라도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이기 지금 뭐 하는 짓이고 엉? 빨리 책상 앞으로 못 가나? 아이구 저런 자석 키워서 어디다 쓰겠노?”
아이도 뭐라 한마디하려고 입술만 달싹이다가는 그냥 잔뜩 못마땅한 얼굴로 책상 앞으로 가더니 이번에는 또 컴퓨터에 들러붙는다. 그걸 붙잡고 계속했다가는 나만 힘 빠질 일이고 할 일도 많아 그만 여기서 끝을 내고 만다.
그러나 상을 차리면서도 화가 좀처럼 삭지를 않는다. 집어던지듯이 수저를 놓고 밥을 퍼서 놓는데 그릇이 한 쪽으로 나뒹군다. 이러다간 밥 먹는 것도 체하겠다 싶어 찬물을 한잔 부어 마시고 숨을 돌린다. 하지만 ‘저게 커서 뭐가 될라꼬 저 모양이고. 우짠다고 텔레비전 앞에만 앉으면 정신을 못 차리노?’ 싶은 생각이 들면 화는 쉽게 풀리지 않고 숨소리만 더 거칠어진다. 이렇게 밥을 먹으니 모래를 씹는 건지 자갈을 씹는 건지 밥맛도 모르고 밥그릇만 뚝딱 비운다. 아이들인들 밥맛이 있을까.
그렇게라도 밥을 먹고 배가 부르니 그래도 속이 좀 가라앉는다. 제대로 눈도 맞추지 못하고 겨우 밥을 먹고 방으로 들어가는 아이들을 보니 그제서야 나도 좀 안된 생각이 든다. 밥이라도 먹이고 나서 야단을 칠 걸 싶어 마음이 짠하다. 설거지를 하고 빨래를 걷어와서 개려니 벌써 아홉 시가 되어온다. 그렇게 세시간을 꼬박 동동거린 셈이다. 지치고 피곤하니 한아름이나 되는 빨랫감도 그만 짜증이 난다.
그런데 작은아이가 같이 놀아달라고 보챈다. “서인아, 엄마 피곤해. 저기 텔레비전 보면 안되까?”하고 떼어낸다. 아까부터 화가 나 있는 엄마를 더 귀찮게 해서는 안되겠다 싶은지 한 마디도 더 하지 않고 그냥 텔레비전 앞으로 가서 앉는다. 그 뒷모습을 보면서 ‘아이쿠.’ 나는 그만 내 머리를 쿡 처박고 말았다. (1997년 6월 8일, 금요일)
함께 읽어가다가 아이들은 저희들이 더 못 참겠다는 듯이 시끄럽다.
“에이~”
“심하다.”
“우리 집 하고 똑같네.”
“우리 엄마도 꼭 이렇게 말하는데.”
“선생님, 그냥 코드를 뽑아버리지 그러세요?”
주영이는 종이를 놓으면서 “아, 선생님이 너무 불쌍하다.” 고 해서 모두들 웃는다.
“그냥 밥을 하루동안 굶겨버리지요.”
“텔레비전하고 컴퓨터를 아예 없애버리세요.”
“야 임마, 니는 그러면 좋겠나?”
다시 시끌벅적해진다.
“그 형님 지금도 그래요?” 하고 걱정을 하기도 하고.
“응, 지금은 조금 나아졌어. 너거들 집은 저녁 때 어떤데?” 했더니 여기저기 이야기가 쏟아진다.
저는 집에서 부모님이 올 때까지 숙제하고 영어테이프 듣다가 부모님이 오면 텔레비전을 같이 봅니다. 엄마는 텔레비전을 조금 보고 바로 자고 아빠랑 저는 밤까지 텔레비전을 보다가 잡니다.(윤근한)
우리는 저녁이 되면 아빠와 엄마는 텔레비전을 보십니다. 언니는 컴퓨터를 하느라고 정신이 없고 저는 숙제만 끝나면 같이 텔레비전을 보다가 잡니다.
저는 보통 때 학원을 갔다오면 텔레비전을 보든가 컴퓨터를 합니다. 그리고 아홉 시쯤 되면 다 모이는데 밥을 먹으면서 텔레비전을 봅니다. 밥을 다 먹으면 엄마는 설거지를 하고 우리 식구들은 계속 텔레비전을 보다가 잡니다.(김현지)
우리 가족은 여기 나온 것처럼 엄마가 방을 닦으면 일어서서 그냥 계속 텔레비전을 봅니다. 그리고 밥 먹을 때도 엄마는 “밥 먹으로 온나.” 이러면 끝~까지 텔레비전을 보아서 혼이 날 때도 있습니다.(오호진)
우리는 엄마 가게에서 밥을 먹고 집에 들어갑니다. 집에 들어가자마자 보일러를 켜고 이불을 꺼내어 텔레비전에서 눈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일기를 쓰다가도 텔레비전을 보다가 늦게 쓰고 아빠는 텔레비전을 보다가 잠이 들고 엄마와 동생 나, 모두 텔레비전을 보다가 잠이 듭니다.(진문정)
할머니와 언니와 나는 밥을 먹을 때도 텔레비전을 보면서 먹습니다.
“텔레비 깨 뿌까? 쎄기 안 묵고 텔레비나 보나. 공부나 한 자 더하지.”하고 야단을 치면 할 수 없이 텔레비전을 끕니다.(최지현)
3. 아이들과 텔레비전 그리고 컴퓨터
그러고 보니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텔레비전은 아주 걱정스런 물건이 돼 버렸다. 아이뿐만 아니라 온 식구가 온통 텔레비전에 빠져있다. 식구들끼리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은 전혀 없어 보인다.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재미난 일은 없었는지, 몸이 불편한 일은 없었는지 이야기를 한다는 아이는 딱 하나만 손을 들었다. 이러니 식구들끼리 마음을 열고 이야기를 하거나 무슨 걱정거리가 있는지 어떻게 서로 헤아려 줄 수 있을까.
아침에 학교 오기 전, 그 바쁜 시간에 TV 유치원과 뉴스, 아침드라마까지 모두 다 보고 학교에 온다는 아이가 열 둘이나 된다. 어른이 보는 것 아이들이 보는 것 구분이 없이 아무 것이나 다 본다. 드라마를 본다는 아이가 가장 많다. 잘 때까지 텔레비전만 본다는 아이가 서른이 넘어 난 그만 입을 다물지 못했다. 다시 그 아이들에게 그럼 도대체 몇 시에 자는가 물어보았더니 새벽 한 시 두 시까지 텔레비전을 본다는 아이도 아홉이나 있었다. 그때까지 게임방송을 한다는 것이다. 그럼 그렇게까지 할 때 부모님들은 어떻게 할까. 텔레비전은 보지 말라고 한다는 아이는 단 한 사람. 숙제를 다 했으면 봐도 된다는 아이는 열 여섯, 나머지는 모두 텔레비전을 보든 말든 아무 말도 않는단다.
대답하다가 몇몇이 컴퓨터는 아무리 해도 된단다. 게임만 아니면 컴퓨터는 아무리 해도 된다는 아이가 여섯, 나머지는 자기 할 일을 다했으면 아무리해도 된단다. 컴퓨터를 하는 아이들 가운데 거의 모두가 채팅이나 게임, 인터넷을 하고 숙제가 있을 때는 숙제를 한다. 인터넷에서는 게임을 다운 받거나 방송드라마를 보는 아이들이 가장 많다. 엽기사이트나 가끔 음란사이트를 보는 아이도 열 다섯이나 있어서 또 놀랐다. 그런 사이트는 누가 알려주는가. 형이나 친구가 알려준다는 아이들이 열 하나, 그 보다 더 많은 아이들이 자기가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알아냈단다. 인터넷에 접속하여 얼마나 많은 시간을 헤매고 다닐까. 아이들의 삶을 뺏어가기는 컴퓨터도 마찬가지였다.
4. 집에서 온 식구가 함께 해야 할 일
이 일은 나 혼자만 해서 될 일이 아니다. 집에 있는 부모님과 힘을 모아야할 일이다. 그래서 먼저 부모님들을 조금씩 설득해 나가기로 했다. 그냥 쉽게 “이제부터 텔레비전 보지 마라.” 해서 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처음에 아이들과 읽었던 내 일기를 집에도 보냈다. 끝에다가 우리 집 아이들을 텔레비전에서 떼어내려고 애쓰고 있는데 참 힘들다는 글을 조금 덧붙여서.
이 글을 보내고 며칠동안 어머니들의 전화를 많이 받았다. 참 그렇구나 싶어서 반성을 했다는 말, 전에부터 그렇게 생각했는데 마음대로 잘 되지 안더라는 말, 선생님께서 시작하셨는데 같이 도와서 이번엔 정말 마음먹고 해보기로 했다는 말도 해주었다. 몇 분은 글도 보내 주었다.
선생님의 일기를 보니 너무도 흡사한 우리 집의 생활과 일치하는 것 같습니다. 아빠와 함께 바깥에서 생활하다 보니 저희들 역시 애들을 텔레비전에 맡겨 놓은 것 같습니다. 바쁜 생활 속에서 애들과 함께 하는 생활을 만든다고 늘 생각하지만 이내 되지 않더군요. 선생님의 글을 보니 또 다른 마음으로 애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느낍니다. 텔레비전 앞에 앉아 있는 아이들보다는 함께 이야기하고 자녀의 입장에 서서 대화하는 가족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선예 어머니)
선생님께
선생님께서 쓰신 일기를 보고 선생님도 참 힘들겠구나 싶었습니다. 학교에서는 학교에서 대로, 집에서는 또 주부로서 잠시도 쉴 틈이 없겠구나 싶으니 누구나 다 그렇게 힘들게 사는구나 싶어서 저도 조금 힘을 내기로 했습니다.
선생님 글을 읽으니 저희 집 풍경을 그대로 보는 것 같습니다. 그 자리에 아이들 아빠만 한 사람 더 있으면 딱 저희 집 모습입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어째 그래 똑같은지..... 가끔 선생님께서 내어주시는 숙제(식구들이 같이 해야하는 숙제)라도 없으면 온 식구가 이야기를 나누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퇴근해서 집에 들어오면 습관적으로 리모콘을 찾아 누릅니다. 또 선전이 나오는 잠시도 못 참고 이리저리 채널을 바꾸면서 이 드라마 저 드라마 안보는 것이 없습니다. 남자가 드라마를 보는 것은 정말 보기가 싫습디다. 그러니 아이들인들 안 따라하겠습니까. 어쩌다 기분이 나면 ‘맛있는 거 사 주께.’ 하는 걸로 아빠 노릇을 다 하는 것 같이 보입니다. 선생님께서 시작하시는 일에 박수를 쳐드리며 저도 꼭 같이 해 보려고 합니다. 사실은 가만 생각 해보니 저도 아이들이 귀찮고 힘들 때는 텔레비전이나 비디오나 보면서 좀 조용히 놀아라고 한 적이 많더군요. 그리고 어른들끼리 어디 갈 때도 비디오 테잎을 두어 개 빌려주고는 나갔습니다. 그러던 것이 아이들에게 병을 키워주었다 싶으니 할 말이 없습니다....줄임.... (정현이 어머니)
선생님께서 주신 글 잘 읽었습니다. 정말 동감이 갑니다. 저도 직장에 나가다 보니 아이들을 챙길 시간이 적습니다. 주부다 보니까 저녁에 퇴근해서 아이들이란 좀 놀고 숙제도 챙겨야지 하면 집안 일이다 청소다 밥해야지 하면 시간이 다 가버리니 정말 답답할 때가 많습니다. 아이들은 자연히 텔레비전이나 비디오, 아니면 컴퓨터 게임에 몰두하지요. 공부 공부하면 마지못해 책상 앞에 앉지만 그것도 잠시뿐입니다. .줄임...(수현이 어머니)
맞는 말이다. 텔레비전이나 컴퓨터를 아이 봐주는 물건 쯤으로 생각하는 엄마들도 많다. 심지어는 “아이 봐주는 비디오” 테잎을 산 집도 있다. 지금까지 어른들이 집을 비울 때, 손님이 왔을 때, 집안 일이 바쁠 때, 엄마가 아프거나 힘이 들 때 가장 말썽 없이 아이들을 한자리에 붙잡아 둘 수 있는 물건이 텔레비전이요 컴퓨터였다. 이제부터라도 함께 해 보겠다는 어머니들이 있어서 힘이 되었다. 나 혼자만 해서 될 일이 아니니까.
5. 텔레비전과 컴퓨터 멀리하기 운동을 하자
텔레비전이나 컴퓨터가 우리 식구들과 내가 함께 보낼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을 얼마나 많이 빼앗아 가는가 하는 이야기를 날마다 조금씩 해 주고 이 운동을 하자고 얘길 꺼냈다.
우리 반 모두가 이 운동에 함께 참가하자. 좀 어렵겠지만 우리 스스로 식구들과 친구들과 이웃들과 함께 마음을 나누며 살자. 그러기 위해서 이 운동을 하려고 한다....... 이 말이 채 떨어지기도 전에 아이들은 “이~~~” 소리를 내며 절대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 정도는 생각한 일이다. 처음부터 텔레비전과 컴퓨터를 딱 끊기는 어렵겠지만 천천히 조금씩 해 보자. 반드시 꼭 해 낼 수 있다. 이렇게 말을 해도 마음이 움직이질 않는다. 너희들이 그만 텔레비전과 컴퓨터 멀리하기 운동을 포기해버리고 텔레비전을 보고 컴퓨터 오락을 했다고 해서 벌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니 모두들 한 번 시작해 보자. 우리 모두 텔레비전과 컴퓨터에 빼앗긴 시간을 조금씩 찾는데 힘써 보자. 여기까지 이야기하니 고개를 조금 끄덕거려 주었다.
6. 텔레비전과 컴퓨터 멀리하기 운동을 시작하면서
아이와 어머니들께 알리고 나서는 계획을 세워 차근차근 시작했다. 먼저 교실에서 좀 과장되지만 엄숙하게, 시작하는 행사를 했다.
① 다같이 텔레비전과 컴퓨터를 멀리하기로 다짐하는 글을 읽었다.
“우리는 이제 우리 동무라고 생각했던 텔레비전과 컴퓨터를 떠나 보내려고 합니다. 우리가 심심할 때 시간을 함께 보내주었던 텔레비전과 컴퓨터야! 그동안 고마웠어.
그렇지만 우리는 텔레비전과 컴퓨터 때문에 그것보다 더 소중한 것을 많이 잃었습니다. 식구들과 이야기하는 시간, 어머니를 돕는 시간, 언니 동생과 어울리는 시간, 동무들과 함께 노는 시간, 이 모든 것들을 잃어버린 것입니다. 이제 우리 반 동무들과 함께 텔레비전과 컴퓨터에게 빼앗겼던 것들을 찾으려고 합니다. 가끔 텔레비전이 보고 싶을 때도 있을 것입니다. 컴퓨터가 하고 싶을 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참겠습니다. 식구들과 즐겁게 노는 시간을 생각하면서 텔레비전을 잊어버리겠습니다. 동무들과 함께 즐겁게 놀면서 텔레비전을 잊어버리겠습니다. 우리 모두가 마음을 모아 다짐합니다. 이 약속은 꼭 지키겠습니다.”
② 다음에는 텔레비전과 컴퓨터 멀리하기 운동에 앞장설 사람을 뽑았다. 뽑힌 준한이가 나와서 교실에 있는 텔레비전 플러그를 엄숙한 자세로 뺐다.
③ 그 다음으로 뽑힌 진영이가 큰 천으로 텔레비전을 덮고
④ 아이마다 자기가 다짐한 종이에 손도장을 찍어 꼭 지킬 것을 약속했다.
⑤ 한 사람씩 텔레비전에 다가가서 마지막 인사를 했다. 텔레비전 앞에 서서 가장 보고 싶은 프로그램을 떠나보내는 말을 하기도 하고 또 어떤 아이들은 텔레비전 보는 것 말고 그 시간에 해볼 일에 대해 말하기도 했다. 마음이 풀어질 때 한 번 씩 보기로 하고 자기가 다짐한 종이를 한 곳에 모아서 묶어두었다.
⑥ 미술 시간에는 텔레비전과 컴퓨터를 멀리 하자는 표어와 포스터도 그렸다. 집에 있는 텔레비전 앞에 붙여두고 잊어버리지 않게 하고, 식구들도 함께 하자는 뜻이다.
7. 텔레비전과 컴퓨터 멀리하기 운동을 시작하고 나서
처음부터 한 번도 안보는 것은 도저히 안되겠다고 아우성이다. 텔레비전을 안 보는 것은 할 수 있겠는데 컴퓨터를 하나도 안 하는 것은 절대 안 된다고 펄펄 뛴다. 그럼 처음에는 주말에만 해 보자고 정했다. 이번 주말 숙제는 “텔레비전 안 보고 컴퓨터 안 하기”라고 했더니 반 포기를 하고는 “재미 숙제가 아니라 고문 숙제”라고 떠들어댔다. 처음에는 그래도 별 걱정을 하는 것 같진 않더니 두 번째 세 번째로 넘어가면서 점점 더 싫어했다.
고동일
텔레비전을 안보니까 너무너무 심심하였다. 컴퓨터게임을 하여도 재미가 나지 않았다. 온 게임넷도 못보고 사랑은 아무나 하나도 못 보아서 너무 슬펐다. 누나와 놀아도 안되고 음악 감상도 텔레비전의 양을 채워 주지 못 하였다. 공부를 하고 있어도 텔레비전 때문에 공부가 되지 않았다. 그래도 할 일이 없으니까 공부를 좀 했다. 아빠께서 텔레비전을 못 보니까 낚시나 가자고 하셨다.
낚시터에 가니 낚시 할 기분도 나지 않았다. 물고기도 많이 잡히는데 기분이 좋지는 않고 텔레비전 밖에 생각이 나지 않았다. 저기서 헛것도 보였다. 포트리스에서 나오는 탱크들이 물위로 오는 것이다. 눈을 비비고 보니 스타크래프트에 공격유닛들이 다 오고 있는 것이었다. 눈을 비비니 다 헛것이었다. 내가 공격유닛 탱크라고 생각한 것은 다 파도였다. 텔레비전을 보지 않으니까 너무너무 재미가 없었다.
물고기도 잡아야 하는데 텔레비전 밖에 생각이 나지 않아서 물고기를 놓쳐버렸다. “물고기는 안 잡고 뭘 그렇게 생각하노.”라면서 아빠께서 말씀하셨다. 집에 오니 엄마 아빠께서 텔레비전을 보셨다. 나도 보고 싶었지만 꾹 참고 세수를 하고 잠옷을 갈아입었다. 침대에 누워서 눈을 감았는데 노래가 들렸다. 잘 들어보니 스타크래프트의 노래였다. 참다 참다가 안되어서 눈을 딱 떴다. 그런데 아침 7시였다. 참으로 이상했다.(2000년 9월 25일)
처음 해 보고 나서는 다음 날 모두 모여서 일기를 읽어 주기도 하고, 하루를 지낸 일을 이야기도 하면서 보냈다. 한결같이 너무 힘든 숙제라고 아우성이었다. 시간이 갈수록 더 힘들어졌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그렇지만 동일이처럼 텔레비전을 안보는 대신 아빠와 함께 낚시도 갈 수 있지 않냐고, 텔레비전이 우리 식구들과 할 수 있는 일도 빼앗았다는 걸 인제 알겠냐? 했더니 그 이야기에는 모두들 고개를 끄덕거렸다.
8. 텔레비전과 컴퓨터 말고 재미나게 할 수 있는 일
두 번째부터는 텔레비전이나 컴퓨터를 하면서 지내던 시간에 할 수 있는 몇 가지 공부거리를 해 보자고 했다. 공부거리는 주말이나 방학 때 하던 재미 숙제 주제 중에서 골랐다.
김대현
텔레비전을 안보고 있으니 조금은 심심했지만 선생님께서 그 시간에 다른 일을 해보라고 해서 좋았다. 난 그 시간에 어머니 청소를 도와주고 누나가 힘들어하는 일을 도와주니까 힘은 많이 들었다. 그때 어머니께서 칭찬을 많이 해 주셔서 참 좋았다.
그렇지만 오락을 안 하니까 기분이 안 좋았다. 일요일에는 거짓말로 게임을 1시간 정도 했다. 왜냐하면 난 원래 하루에 1분이라도 게임을 못하면 심심하고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다음에는 선생님께서 이 숙제를 안 내어 주시면 참 좋겠다. 그리고 선생님께서 이 숙제를 왜 내 주실까 궁금하다. 그리고 또 이 숙제를 하면 무슨 도움이 되는지 궁금하고 나의 생각에는 이 숙제가 힘이 든다고 생각이 많이 든다. 또 토요일 일요일에 어떻게 오락을 안하고 적어야 되는지 생각을 많이 해보았다. (2000년 9월 26일)
오호진
오늘은 텔레비전을 보지 않았는데 너무나 힘들고 지겨웠다. 나는 우리 동네를 뛰면서 몇 바퀴 돌며 운동을 했는데 첫바퀴째는 바람을 쐬니까 시원해서 기분이 아주 좋았다. ‘우와! 시원하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나서 첫 바퀴는 그렇게 마무리 하였다. 둘째 바퀴는 아주 조금 달랐졌다. ‘헤 헤 힘들다. 조금’ 체력이 소모된 것이다. 그러면서 방안에서 점점 더 텔레비전이 보고 싶어졌다. 그리고 그만 돌고 싶어졌다. 그래도 나는 꿋꿋이 더 달렸다.
셋째 바퀴는 텔레비전은 안 봐도 이렇게 좋은 걸 하면서 서서히 걷기 시작하게 되었다. ‘휴 텔레비전 보고싶다' 정말로 말할 수 없이 보고싶고 숨이 찼다. ’하지만 지금 그만 두면 텔레비전을 너무 보고 싶기 때문에...‘ 그리고 네 바퀴 째였다. 이제는 아예 걸었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이렇게 토요일은 지나갔다.
일요일 아침이다. 아 디즈니 만화동산 하는데... 못보고... 아침에는 또 조깅을 했다. 이번에는 토요일 보다도 더 심했다. 왜냐하면 디즈니 만화동산은 진짜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중에 조깅은 그렇게 많이 힘들지 않았다. 그리고 저녁에는 내가 우리 집 요리사가 되어보았다. 내가 할 수 있는 최대의 요리! 계란 후라이를 해서 대접을 했다. 요리하는 게 자꾸 튀어서(물 같은 것) 너무 아팠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뿌듯하기도 했다. (9월 26일)
아직까지 아이들은 텔레비전 생각이 머리 속에 가득하다. 쉽게 텔레비전 앞을 떠날 거라고 생각지도 않는다. 조금씩 천천히 해낼 수 있겠지. 남자아이들은 텔레비전도 텔레비전이지만 컴퓨터 게임을 못 하는 것에 더 몸살을 앓았다.
9. 부모님도 도와야 합니다.
아이들 이야기를 듣거나 일기를 보면 또 한가지 어려운 일이 생겼다. 하긴 처음부터 생각했던 일이기도 했다. 자기가 억지로 참고 있는데 부모님이나 다른 식구들이 텔레비전을 보고 있어서 그걸 참기가 아주 어려웠단다.
이번에는 부모님과 식구들이 함께 도와야할 일이 남았다. 아이들이 쓴 글과 교실에서 나눈 이야기들을 정리해서 집에다 보내면서 식구들을 설득하기로 했다. 식구들은 모두 텔레비전을 보는데 아이 혼자만 텔레비전을 안보는 것은 고문과 다름없을 것이다. 그럴 것이 아니라 다같이 텔레비전을 끄고 식구들이 함께 놀 수 있는 놀이를 해보자. 그러면 자연스럽게 서로 이야기를 하게 될 것이고 아이들은 부모님을, 어른들은 또 아이들의 생활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얼마나 좋으냐. 함께 해 봅시다.그러면서 식구들이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놀이도 알려주고 해 볼 것을 권했다.
식구들 반응.
10. 텔레비전과 컴퓨터 멀리하기 운동 공책을 만들자.
아이들이 마음먹고 이 일을 하다가도 쉽게 흔들리거나 잊어버렸다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들고 다닐 만한 조그만 공책을 아이들 수만큼 샀다.
여기다 끈을 매어 목에 걸고 다니자. 그러면 우리가 지금 이 운동하는 것을 잊었다가도 쉽게 깨달을 수 있겠지. 또 이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을 겉으로 드러내는 것이 좋겠다. 그러면 다른 사람도 알게 되니 나도 모르게 어기는 일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생각이나 할 일이 떠오를 때 쉽게 공책에 적을 수도 있어서 좋지 않겠니. 이렇게 이야기를 해도 아이들은 그냥 선물을 하나 받은 정도로만 생각하며 기쁘게 목에 걸었다.
11.예쁜 상장을 주어서 함께 기뻐해 준다.
운동 기간을 잘 마친 아이에게는 예쁜 상장을 만들어서 함께 기뻐해 주고 다음에도 잘 이겨내도록 힘을 준다. 아주 훌륭하게 잘 해냈으니 많이 칭찬해 주라는 편지를 써서 집에도 보내주고, 식구들이 다 잘했을 때는 우리 반 이름으로 된 식구들 상도 보냈다.
12. 교실에서 함께 텔레비전 안 보기 운동을 해 보고 나서
아이들은 혼자서는 쉽게 할 수 없었던 일을 다같이 하면서 같이 이야기 할 거리가 생겼다. 교실 곳곳에 서넛씩 모여 스타들의 사진이나 모아 자랑하던 아이들이 차츰 다른 이야기로 옮겨갔다. 아이들은 처음에는 텔레비전을 못 봐서 너무너무 심심하더란 얘기들을 하면서 똘똘 뭉쳐서 아우성이었다. 별로 이야기도 하지 않던 아이들도 그 이야기만 나오면 목소리를 높여댔다. 그러다가 하나둘 다른 놀잇감이 나왔다. 잡지를 접어서 딱지치기도 하고 비석을 만들어줬더니 비석 치기도 하면서.
그리고 식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참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숙제니까 하던 재미숙제를 이제는 저녁에 모여서 함께 놀기 위해서 팔씨름을 하는 집이 생겼다. 어깨 주무르기 놀이도 한다. 물론 아직 여러 집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텔레비전을 많이 보는 것이 좋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도와주어 고맙다. 그리고 텔레비전을 보지 않으려고 식구들이 한 자리에 모여 시간을 같이 보내려고 안간힘을 써 주는 모습 또한 아름답다.
11. 아이들 글, 식구들 글
김준한
나는 일요일에 텔레비전을 안보는 대신 정리정돈을 하였다. 처음에 책상 정리하였다. 나는 책상이 깨끗하지만 서랍을 보니깐 아주 더러워서 정리를 하였는데
“준한아, 오늘은 아주 착하네... 시키지도 않았는데도 정리정돈도 하고... ”
나는 이 말을 듣고 더 깨끗하게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다음은 컴퓨터 방이다` 컴퓨터 방에 가니 아주 더러웠다. 이유는 토요일에 친척들이 놀러왔기 때문에 블록과 의자, 장난감, 책들이 여기저기 아주 많이 쌓여 있었다. 그래서 의자부터 제자리에 놔두었고, 책은 책꽂이에 예쁘게 장난감은 옥스보드 통에 넣어 들고 책상 밑에나 두고 하는데 책상이 아니 책꽂이에 책들이 넘어지고 하여서 책을 다시 놔두어야 하는데.... 다시 놔두기는 그렇고....
컴퓨터 방은 그만 놔두고, 거실로 가서 정리할까? 생각을 하였다. 거실로 가니 잡지책과 베개들이 소파 위에 놔두고 하였다. 텔레비전을 안 보니 정말 지겨웠지만 때로는 정리정돈을 하여서 기쁘기도 하였다. (2000년 9월 26일)
윤광호
텔레비전 안 보기
선생님께서 텔레비전 안 보기 숙제를 내주셨다. 어머니께서는 식구들과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좋다고 하셨다. 나는 그 일이 좋기도 했지만 텔레비전을 자주 보다가 안 보아서 섭섭했다. 그리고 어머니께서 “숙제를 빨리 하니까 이제는 아예 텔레비전을 보지 말자. 그리고 텔레비전이 없는 것으로 치자”고 하셨다. 그래서 이제 텔레비전을 보면 우리를 혼내셨다. 그때마다 어머니가 싫었다. 하는 수 없이 우리는 밖에 나가서만 놀았다. 씽씽을 타고, 자전거만 타며 놀았다. 춥기만 해도 어머니께서 화난 얼굴을 보기 싫어 계속 놀았다. 재미있기도 했다. 시원한 바람을 가르며 다녔기 때문이다.
어머니께서 텔레비전을 보지 말라는 것은 식구들이 나누는 이야기 시간을 텔레비전이 빼앗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어머니의 마음을 알 수 있어서 이제는 정말 텔레비전을 안보기로 결심했다. 어머니께서는 말씀을 반복하셔서 우리를 텔레비전안보고 식구들과 이야기하면 어떤 점이 좋은 지도 설명해주셨다. 나는 그때마다 눈물이 나올까, 말까했다. 어머니의 좋은 설명을 들었기 때문이다. 텔레비전을 안보고, 식구들과 이야기하여 화목한 집안을 만들어야겠다. (2000년 9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