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인이 독후감-교과서만으로 알 수 없는 육식의 참 모습(육식, 건강을 망치고 세상을~)
교과서만으로 알 수 없는 육식의 참 모습
- 육식, 건강을 망치고 세상을 망친다를 읽고 (김서인)
어느 날 부모님이 이 책을 먼저 읽어 보시고 우리도 꼭 한 번 읽으면 좋겠다며 권해 주셨다.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것들, 충격적이고 마음 아픈 것들이 많다면서 권해 주셨는데, 처음 받아 보았을 때는 책이 두껍고 글자가 많아 조금 부담스러웠지만, 내용이 정말 놀랍고 충격적이었다. 지루하지도 않고 잘 읽혔다.
<육식-건강을 망치고 세상을 망친다>란 이 책은 읽는 내내 충격적인 정보들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우리가 어렴풋이 알고 있는 닭장, 돼지우리, 소우리의 현황을 아주 자세하게, 무서울 만큼 현실 그대로 묘사해 놓았다. 자신의 몸에 딱 맞게 지어져 움직일 수 없는 상태에서, 온갖 이름 모를 항생제, 호르몬, 화학물이 들어간 사료를 먹으며 오직 '식용'으로 키워지는 비참한 모습들을 떠올리니 인간의 이기적이고 잔인한 면에 치가 떨렸다.
책 속 표현 중에 돼지 공장, 소 공장이란 말들이 나오는데 글을 읽으면서 그 표현에 완전 공감했다. 닭, 돼지, 소고기등의 육류는 이제 더 이상 '음식'이라기 보다 '물건'이란 말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태어난 순간부터 살아있는 '하나의 목숨'으로, 자연의 '동물' 로 대접받지 못하고, 오로지 '너희는 식용이야!' 하면서 인간에게 먹히기 위해 길러진 '상품'에 불과해졌으니 말이다.
그리고 이 '상품'들은, 으레 다른 제품들과 마찬가지로, 이윤 창출을 위해, 싼 값으로 많은 이득을 보기 위해 온갖 잔인한 일들은 다 겪는다. 부드러운 살코기를 위해 못 움직이도록 가둬놓은 것은 물론이요, 맨날 천날 불은 켜 놓지 푸르른 초원은 눈 비벼 봐도 없는 이 괴상한 환경에서 병들지 않도록 별별 화학약품이 잔뜩 든 먹이까지 먹인다. 그 불쌍한 생명들은 마침내 서로의 꼬리를 물고, 부리로 쪼며 서로 공격을 한다. 정신이 제 정신이 아니게 되어 버린 것이다. 상처가 나서 상품가치가 떨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충분히 정신 나간 이 생명들의 꼬리를 없애고 부리를 없애면 이제 비로소 미친 닭, 돼지, 소가 완성된다. 그리고 우리는, 이것들을 좋아라하며 먹는다.
과학 시간에, 생태계는 순환되는 것이라고, 돌고 도는 것이라고 배운 적이 있다. 우리가 맛있고 값싼 고기를 먹기 위해 한 모든 짓들이 그들을 미쳐버리게 만든다. 그것이 어떻게 우리에게 돌아오지 않을까. 광우병이니 뭐니 결국 다 우리가 만든 것이 아닐까? 불쌍한 그 생명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하고, 그 죄를 고스란히 다시 돌려받을 것을 생각하니 앞이 막막해진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놀랐던 또 다른 사실은, 인간은 초식동물 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마치 토끼가 당근을 먹지 않고 닭을 잡아먹는 것과 같은 그러한 비현실적인 행동을 아주 자연스럽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맨 처음 이 사실을 알고 나서 충격에 일순간 멍- 해져버렸다. 모든 교과서, 참고서를 보아도 '인간은 초식동물이다.'란 말은 나와있지 않다.
그러나 인간의 몸이, 장기가, 혈관들이 사실이라고 말해주고 있다. 우리가 만약 육식동물이었다면 콜레스테롤로 인해 질병을 얻는 것도, 변비 등의 병에 걸리는 일도 없었을 것이라는 것이다. 개 고양이들은 걸리지 않고 오로지 인간만이 그런 병에 걸린다는 것은 우리 인간이 초식동물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초식 동물로써 당연히 먹지 말아야 할 '육식'을 많이 해서 지금 우리를 위협하는 갖가지 성인병이 생긴 것이라고 한다. 우리에게 초식은, 사실 '선택'이 아니라 '필수'였다는 것이다.
우리의 몸은 충분히 채식으로 철분을 섭취하고, 단백질을 섭취 한다. 그런데, 오로지 육류에만 포함된 비타민 B12는 인간의 필요 성분으로써 부족 시 악성 빈혈을 일으킨다고 한다. 나는 솔직히 이 점에서 정말 인간이 초식동물이 맞는가에 대한 의심이 가긴 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는 주장도 하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채식을 해야겠구나... 생각이 들었는데, 그 중에서 특히 이 부분이 상당히 큰 요인이 됐다. 바로, 육류 사육에 필요한 곡식량이다. 그들의 먹이량이 어찌나 어마어마한지, 미국 옥수수 경작량의 80%, 귀리 경작량의 95% 이상이 사육에 쏟아부어 진다고 한다.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어느 나라에서는 배가 곪아 먹을 것, 못 먹을 것 가리지도 못하고 오직 '입으로 들어갈 것'만을 갈구하며 기아에 허덕이고 있는데, 어느 나라에서는 900g의 고기를 얻기 위해 곡물 14.5kg을 소모하는 것이다. 잘은 모르지만, 세계 인구의 반 정도만 채식 주의자가 되어 그만큼 사육량이 줄다면, 아마 세계 기아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453g의 고기를 생산하기 위해 9450L정도의 물을 들인다. 물 부족 현상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 지금, 원인 중 큰 비율을 차지할 것이라는 것은 딱 봐도 알 수 있을 것이다. 누군가 고기를 먹는 동안 누군가는 배를 곪고 물도 마시지 못한다는 것이 얼마나 슬픈 일인가. 못 먹고 못 마시고, 그리고 그와 반대로 오히려 먹어서 아픈, 그 모든 원인이 '육식'에 있다니.
이 책을 읽으면서 절실히 느낀 점이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채식의 중요성이고 또 하나는 인간의 이기심에 대한 무서움이다. 자신들에게 맛있는 고기를 얻기 위해, 생명이 있는 동물들을 생지옥과 같은 '사육 공장'에 집어넣고는 먹히기 전 까지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게 해 놓고 반 미치도록 만들어 놓는다. 그리고 그것을 키우기 위해 어마어마한 양의 사료를 소비하고, 이윤을 남기기 위해 온갖 수모를 겪게 한다. 그리고 그들, 낙농업계, 양돈업계 등은 모든 사육장의 실태와 육류가 몸에 해롭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자신들의 장사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그 사실을 숨긴다. 자신들의 이윤을 위해 동물들의 생명은 말할 것도 없고, 남들의 건강은 생각하지 않은 채 고기가 필수 음식인 양, 몸에 해로울 것 없는 아주 맛있는 음식으로만 떠벌리는는 모습이 참! 할 말을 잃게 만들었다.
책에서, '만약 우리가 직접 소를 잡아먹어야 한다면, 채식 주의자의 수는 어마어마하게 늘어날 것이다,' 이런 비슷한 문구가 있다. 이 생각에 정말 동의한다. 그렇게 잔인하게 무섭게 '생산'되는 과정을 보고, "자, 저렇게 해서 직접 해 드세요."하며 우리에게 하라고 한다면 과연 끝까지 육류를 고집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그런데 참, 아이러니 하게도, 이러한 모습을 다 알고 충격을 먹었지만서도 고기를 먹게 된다. 습관이 참 무서운 것인지, 나도 내가 참 무서웠다. 진짜, 제일 무서운 게 인간이라더니 그런가보다.
하지만, 고기를 먹을 때 마다 마음 속에 남아있는 죄책감과 가슴아픈 그 생명들을 생각하며 조금씩 줄여나갈 것이다. 조금씩 조금씩, 그러나 반드시. 채식에 길들여지고 맛을 들이면 그런대로 잘 살아가리라 믿는다. 그리고 이것은 오로지 입맛의 문제가 아니라 이 지구촌을 함께 살아가는 뭇 생명들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 예의를 잃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