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회보를 만들면서
2월호 편집 하다가
야야선미
2011. 1. 28. 00:47
2월호 편집하다가
회보원고를 살펴보면서 자꾸 멈추게 됩니다. 마음이 시리다가 북받치다가 뜨겁다가 가슴이 답답하다가, 그러다 다시 바르게 앉습니다.
머리글을 읽다가 원고를 든 손이 파르르 떨립니다. 이 추운 날,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 앉아 농성하고 있는 노동자들과 애 끓이는 식구들. 시린 하늘 높이 외로이 매달려 함께 아파하는 또 다른 이웃. 주순영 선생님 말처럼 ‘그래, 이렇게 살아도 되는가’ 싶어 앉음새를 가다듬습니다.
학생인권조례가 생기고 체벌이 없어져 교실이 무너진 것이 아니라, 그래서 아이들이 거칠어진 것이 아니라 입시를 앞세운 야만스러운 경쟁과 그 경쟁을 부추기는 학교문화 때문이라는 서정오 선생님의 말씀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구자행 선생님 말처럼 열일곱 열여덟 꽃다운 나이에 꿈꿀 수 없는 학교에 갇혀 하루 열너댓 시간씩 공부하는 기계가 되어 살고 있는 요즘 아이들. 이렇게 자란 아이들이 눈물 흘리는 이웃에, 죽어가는 동물에, 신음하는 동무에게 눈길 한번 줄 수 있을까. 눈물 한 방울 흘릴 수 있을까. 가슴이 아프고 답답합니다.
이번 회보는 처음 글부터 마지막 글까지 우리를 돌아보게 합니다. 시퍼렇게 날 세워 아파하는 아이와 이웃의 눈물을 못 본 척 하지 말라는 채찍 같습니다. 그렇게 숨넘어가는 우리 아이들의 맺힌 마음을 풀어주고 숨통을 틔워주는 일부터 해야지 마음먹습니다. (박선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