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야네가 사는 이야기

엄마의 마당 2

야야선미 2016. 10. 14. 09:29

세월 앞에 우리 엄마....

차말로 이기 뭐시라꼬.
삽짝거리만 나가믄 천지에 꽃이고 풀이거마는
마당에 잔디 반치나 뽑아뿌고...
이거 심어뿠다.
모티이 난수밭까지 나갈 새 없이
마당에마 꾸물럭꿈물럭 내려가서
꼬치 따다가 뚝뚝 뿌질라서 된장에 너어 묵고
상추 멫 피기 뽑아 훌렁훌렁 흔들어 쌈싸묵고.
잔디고 꽃이고 이 촌에서 뭔 소용있어서.

우리 오마니
국화분 탐스럽게 키워 딸네로 며늘네로해마다 보내셨는데...
그 힘든 농사일 혼자 다 해내면서도
밭에 오가는 길에 꽃 따다가 백화주도 담그고
책갈피에 말렸다가 방문 창호지 바를 때마다
곱게도 붙이시더니.....
이렇게 늙어가시는구나.
우리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