쌤들 잘 지내셨지요?
한동안 이리저리 나부끼다가 이제 겨우 자리잡고 앉습니다.
맨날 아주 약한 바람에도 흔들리는 꼴이 참 한심스럽고 부끄럽고...
어데 든든한 깃대 하나 꽉 잡고 버텨야하는데 말이지요.
구자행 선생님이 많이 걱정할 거 같은데, 편집부 잘 돌아가나 하고.
그래도 마음대로 좀 나부끼고 흔들려보자 하고 한 며칠 더 개기다가
오늘 눈 맞으면서 한참 숨 헉헉거리면서 뛰놀고 땀흘리고 나니 이제 편지를 쓸 수 있게 되얐어요^^
한 10센티쯤 온 것 같은데,
온 천지가 눈나라가 된 거 같다고 아이들은 이리 뛰고 저리 구불고 난리도 아닙니다.
강아지보다 더 펄펄 날아다니는 거 있지요?
아이들하고 눈 사람 만들고 눈싸움하고 미끄러지고 엉덩이 아프다고 싸잡고 팡팡 뛰다가...
그러고 나니 마음도 활짝 개이는 거 같아요.
올해 함께 편집부 일 함께 하겠다고 마음내어 줘서 고마워요.
편집부 일을 옛날에 좀 하긴 했지만
여러 쌤들한테 기대어서 설렁설렁 했더니
지금은 사실 겁이 많이 납니다.
그렇지만 여러 쌤들이 함께 해 주겠다고 마음내어 주시니
든든하고 고마워서 저도 한결 마음이 편해졌어요.
전에 편집일 하면서 어렵고 힘든 적도 있었지만,
그 일 하면서 글쓰기 공부, 글공부, 우리말 공부 두루두루 많이 되었거든요.
그런 좋았던 것들 생각하면 어렵고 힘든 건 슬쩍 넘어갈 수 있겠더라고요.
두고두고 아쉬운 게 있다면,
그때 함께 했던 쌤들이 정말 좋은 동무들이고 훌륭한 스승같은 분들이었는데
그때, 그 좋은 기회에, 더 알차게 치열하게 공부하지 못하고 설렁설렁 했던 일입니다.
지금까지 정말 아쉬운 부분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그리 안할라고요.
마음 단단히 먹고 좀 야무지게 배우고 싶어서요.
쌤들!
이번에는 우리,
회보편집한다, 일한다 뭐어 그런 생각하지 말고
공부한다 생각하고 함께 해 보입시더.
글쓰기 공부 한번 야무지게 해 보자,
글공부 제대로 해보자,
이 참에 우리말 공부 분명하게 좀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시작해 보입시더.
너무 겁나나요?
흐흐흐 사실은 이거 다아 저한테 거는 주문입니다.
제가 자꾸 게을러지고 헤벌레 풀어질라고 해서.
쌤들한테 이리 말해 놓아야 나중에 제가 게을러질 때
이 말 생각하면서 아, 뜨거라 하고 정신차릴라고요^^
쌤들.
그래서 부탁 하나 드릴라고요.
다달이 편집회의를 하고, 회보를 만들고 또 다음 계획을 세우고 할텐데요.
이거 한 몇 번하고 나면 한 해가 지나거든요.
그래서 회보 내고 나면 일삼아 회보공부를 좀 해보고 싶습니다.
우선 이번 회의때부터 시작하입시더.
<지난 회보를 읽고>를 써 보면서 회보공부를 해 보는 겁니더.
회보를 읽고 '아, 이번에 글 좋네' '아 이번 호 참 읽을거리 많네' 그러고 넘어가는 것 보다
<지난 회보를 읽고> 한 편 쓴다 생각하고 차분히 읽고, 그리고 정리를 해 보는 겁니다.
좋은 점이나 함께 생각해 볼 점,
감동받은 것이나 걱정되는 것,
짚고 넘어가야할 것 따위....
한 꼭지를 잡아서 써도 좋고, 회보 한 권을 다 놓고 써도 좋고요.
우리말 쓰기에서 유난히 걸리는 글이라면 우리말 쓰기 쪽으로 정리해 봐도 될 것이고
세상과 우리 아이들의 문제를 생각해 볼 거리라면 그런 점에서
우리 교실에서 일어나는 일인데 함께 생각하고 짚어보고 싶다면 그런 쪽에서 풀어나가도 좋겠지요.
어떤 쪽에서 어떤 식으로 풀어나갈지 정해진 것은 없고요,
자유롭고 편안한 방법으로 <지난 회보를 읽고>를 한편씩 써 보입시더.
그래서 회의할 때
이 글들 내놓고 함께 이야기하면서 공부하고,
다음달 글을 보고, 이야기하고, 마지막 교정보고 회보만들고.
처음에 좀 어렵고 마음 많이 쓰이겠지만
두어번 하다보면 별로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을 거라 싶은데.... 무리일까요?
저는 이번에 기대가 좀 됩니다.
우리 편집부랑 함께 공부할 든든한 자원인사가 많거든요.
그 쌤들이랑 함께 하면서
지금 제가 말씀드린 욕심을 좀 채워볼라고요 ㅎㅎ
쌤들 함께 해 보고 싶지예?
힘내서 우리 함 해 보입시더.
"씨발, 그게 무엇이든지 잘 해보자" 올해 누군가에게 받은 새해 첫인사처럼,
우리 한번 잘해 보입시더.
쌤들,
19일 편집회의 때 꼭 만나요.
그리고 <지난 회보를 읽고>도 간단히 써 오시고요.
ㅎㅎ처음부터 너무 잘 써 오면 우리가 한해 지난 뒤에 얼마나 좋아졌는지 모르니까,
처음에는 좀 살살 적어오세요. 그래야 나중에 일취월장한 기쁨이 더 크지요^^
그날 뵈어요, 안녕
2011년 2월 14일, 야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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