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마당 2 세월 앞에 우리 엄마.... 차말로 이기 뭐시라꼬. 삽짝거리만 나가믄 천지에 꽃이고 풀이거마는 마당에 잔디 반치나 뽑아뿌고... 이거 심어뿠다. 모티이 난수밭까지 나갈 새 없이 마당에마 꾸물럭꿈물럭 내려가서 꼬치 따다가 뚝뚝 뿌질라서 된장에 너어 묵고 상추 멫 피기 뽑아 훌.. 야야네가 사는 이야기 2016.10.14
엄마의 마당 엄마의 마당. 해마다 철마다 똑같이 펼쳐지는 이 그림을 언제까지나 볼 수 있을지.... 요즘 들어 이 하나하나가 더 애틋하다.... 지난해 엄마 목 다쳐 누웠다가 여름농사 놓치고 텅 빈 가을마당에서 애태우시던 엄마 보고나니 올해 햇살 따뜻한 마당이 한층 더 고맙다. 야야네가 사는 이야기 2016.10.10
함께 늙어간다는 것 오랜만에 엄마한테 갔더니 할 얘기가 많다. “학교에서 한글 모르는 할마이 글 가르친다꼬 오라 캐서 거어 안 나가나.” “학교 안 비아 놓고 그래 라도 쓰네예.” 아이들이 줄어 폐교하고 텅 빈 채 있던 학교에 이젠 얼굴에 거뭇거뭇 까막딱지가 앉은 할매들이 채우는구나 싶으니 뭉클한.. 야야네가 사는 이야기 2016.04.03
엄마한테는 안 돼 엄마한테는 안 돼 ㅠ.ㅠ 요즘 아픈 엄마 앞에서 효녀놀이 하는 중^^ 오늘 아침에는 문득 엄마가 김밥 좋아하신단 생각이 들어. 병원 갈 준비를 하다가 갑자기 생각이 나더라고.... 근데 갑자기 깁밥 만들 꺼리가 있어야지. 솔직히 재료가 다 있다해도 김밥 쌀 엄두도 내지 못했겠지만..... 집.. 야야네가 사는 이야기 2015.08.27
기여븐 할매 말쌈 어이, 딸!! ㅎㅎㅎ 기여븐 할매 말쌈 전한다^^ 엄마, 서인이가 우짜다가 고양이 한 마리를 델꼬 살게 됐다카네예. 가쓰나, 지 혼자서 어짤 수가 엄써서 쩔쩔매네요. 여어 촌에다 좀 데비다 놓으까예? ... 와? 개냉이는 어데서 났던공? 뭐어 저거 동무가 키울 형편이 안 된다꼬 키울 사람 찾을 .. 야야네가 사는 이야기 2015.08.22
군더더기가 없는 몸 몇 해 전 새해 아침에 읽은 구절인데, 올해는 꼭 노력하겠습니다, 요렇게 살아보겠습니다 하고 다짐하지만 며칠 못 가 잊버리게 됩니다. 단식하는 산마을 식구들 생각하다가 문득 떠 오릅니다. <군더더기가 없는 몸> 몸에 군더더기가 붙지 않게 하라 불필요한 살은 없애자. 다이어트를 통해서가 아.. 야야네가 사는 이야기 2011.07.09
전기에 기대어 사는 나부터 바로 세워야 전기에 기대어 사는 나부터 바로 세워야 아파트 관리실에서 한 열흘 전부터 하루에 몇 번씩 안내 방송을 해댄다. 이틀 동안 전기 공사를 크게 할 예정이고 그래서 낮 동안에는 전기가 끊어질 테니 집집이 알아서 하라는 말이다. 그러나 전기 끊긴다는 날이 다가오도록 손 쓸 일이 별로 없다. 물통에 물 .. 야야네가 사는 이야기 2011.05.30
봄날 신선탕 옆 고샅길, 아이들이 쓰던 낡은 소풍자리 펴 깔고 봄나물 몇 무더기 나란히 놓였다. 맛나분식 할매가 조막조막 놓은 나물 무더기를 다독거린다. 쑥 무더기, 고들빼기, 달래. 냉이무더기를 다독거리다가 지푸라기를 찾아내 멀리 던진다. 씬냉이는 전잎을 떼고 뿌리를 싹싹 훑어 또 한 무더기 놓.. 야야네가 사는 이야기 2011.04.13
단순하게 더디게 소박하게, 몸은 가볍게 지난해 여름 방학 앞두고, 우리 식구 모두 단식 한 번 해보자고 말을 꺼냈다. 내 혼자 시작해 봐야 끝까지 해내기 어려울 거라. 밥 챙겨주느라 먹을거리 만지다 보면 뭘 집어먹어도 먹게 될 것이고. 단식하는 동안이라도 밥 안 챙겨 주고 자유롭고 싶은 속셈도 좀 있었고. 잔뜩 벼르고 꺼낸 말인데 모두 .. 야야네가 사는 이야기 2010.10.23
봄잠을 깨우는 그림 한 장 저녁만 되면 열 손가락 마디마디 안 아픈데가 없어. 야아야 여기 부항기 좀 붙여줘 보이소 이거이거 부항기 떨어졌어요, 다시 붙여줘요. 밤마다 이러고 누운 내 꼬라지가 기가 막히고 뭔 말에든 파라락 화부터 내고마는 요즘의 내 더러워진 성질머리도 참 견디기 어렵다. 책을 읽어도 한 장 넘기면 다.. 야야네가 사는 이야기 2010.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