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인이는 산마을에 산다 32

자전거 타고 온 동무들 - 강화에서 부산까지, 창훈이와 태우

강화 산마을고등학교 2학년, 창훈이랑 태우가 자전거 여행을 나섰단다. 둘 다 서인이 반 동무들. 강화에서 부산까지 올 거라고, 집에서 기다리는 동안 우리 아들들을 기다리는 것처럼 기다려진다. 집 나선 지 닷새째. 꼬박 닷새 동안 자전거를 타고 들길을 달리고, 자동차가 다니는 옆을 ..

산마을고등학교 아이들- 아직도 귓가에 울리는 <한여름밤의 꿈>

아이들이 돌아갔다. 아이들이 돌아가고 난 집은 또 적막강산. 이번에는 아이들 난 자리가 더욱 크고 쓸쓸하다. 열일곱 살 고등학생 딸래미들. 밀양연극촌 3박 4일 뮤지컬 워크숍을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가방도 풀기 전에 노랫가락이 온 집안에 흘러 퍼진다. 종알종알 한껏 들뜬 수다도 빠..

산마을고등학교 이야기 "서인이에게 방학이 필요한 까닭"

방학할 때 세웠던 원대하고 야무진 계획을 제대로 지킬 수 있나, 뭐. 그래 처음부터 살짝 무리한 욕심이었지. 그래도 방학 내내 책상 내려다보면서 저거 저거 어떻게 해야 하는데 하고 마음을 쓰긴 하더라만. 처음에 가지런하던 그 책상이 이게 이게 이런 모습으로 바뀌었다. 이게 책상인..

산마을고등학교 이야기 "서인이가 처음 번 돈"(세상 울타리가 학교요 모든 이가 스승인 것을)

“엄마, 이거.” 아침 먹고 오빠랑 재잘거리고 놀다 건너오더니 하얀 봉투 하나를 내민다. “뭔 데?” “처음 번 돈은 엄마 드리는 거라던데.” “처음 번 돈? 니가 돈을 벌었다고?” “현장에 나가면 준대요. 실습비까지는 안 되고, 그냥 조금씩은 주는 거래요.” 어제까지 사흘 동안 건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