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집 / 황지우
서까래는 찢어진 모자 채양처럼 내려와 있고
뜯긴 문풍지 바람에 온 집이 부르르 떨고 있다
여기, 난폭한 삶이 지나갔다
그러고 보면 집이란 사람 훈김으로 서 있는 것
박살난 장독대, 금간 시멘트 바닥에
고추 한그루 올라와 붉은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나가서 더 망하면
다시 돌아오라고
'시 한 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엄마와 딸 / 랭스턴 휴즈 (0) | 2011.08.31 |
---|---|
노 숙 / 김사인 (0) | 2011.08.31 |
저녁밥 / 김오월 (0) | 2011.08.30 |
어머니학교 1 / 이정록 (0) | 2011.08.29 |
그 집에 누가 사나 / 이진명 (0) | 2011.08.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