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한 편

유배시집 5 / 이성부

야야선미 2012. 2. 28. 21:17

유배시집 5 / 이성부

 

나는 싸우지도 않았고 피흘리지도 않았다.

죽음을 그토록 노래했음에도 죽지 않았다.

나는 그것들을 멀리서 바라보고만 있었다.

비겁하게도 나는 살아남아서

불을 밝힐 수가 없었다. 화살이 되지도 못했다.

고향이 꿈틀거리고 있었을 때,

고향이 모두 무너지고 있었을 때,

아니 고향이 새로 태어나고 있었을 때,

나는 아무 것도 손쓸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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