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마다 교실에서 아이들과 차를 마셔요. 차 종류는 그때마다 바뀌는데 쌍화차나 녹차, 생강차는 신청자가 별로 없어요. 코코아나 율무차는 거의 다 마시고. 차를 마시니까 분위기가 차분하고 따뜻할 것으로 예상하시겠지만, 그 반대입니다. 맛없다고 원망하고, 선생님이나 마시라 하고, 물도 쏟고. 아이고 어수선해라. 차 마시는 값으로 시를 한편씩 내놓으라해서, 아침에 차값으로 받은 시에요.
늘어지게 자고 있는 널빤지 / 5학년 김지현
창고에 널빤지가 늘어지게 자고 있다.
방 안에 아빠도 늘어지게 자고 있다.
닭이 꼬끼오 울고 있고
해는 중천에 떠있고
아빠와 널빤지는 아직도 자고 있다.
술을 그만 먹었으면 좋겠다.
비상구 사람 / 5학년 김대한
북청사자를 연습한다.
청초관에서 한다.
청초관은 신나게 노는 곳이다.
지금은 살벌하다.
형들이 맞고 있다.
북청사자 선생님한테
자존심의 뺨을 맞고 있다.
비상구 사람이 되고 싶다.
자리 잡고 누운 개똥 / 5학년 이지영
개똥이 길 한 복판에서
자리 잡고 누워있다
“챙챙.”
종이쪼가리가 개똥을 막아준다.
개똥은 안방마님이다.
'시 한 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밤 눈, 노인들 / 기형도 (0) | 2012.08.01 |
---|---|
초저녁 / 임길택 (0) | 2012.07.27 |
유배시집 5 / 이성부 (0) | 2012.02.28 |
벼 / 이성부 (0) | 2012.02.28 |
봄 / 이성부 (0) | 2012.02.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