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지 / 권정생
거지를 만나
우리는 하얀 눈으로
마주 보았습니다.
서로가
나를 불행하다 말하기 싫어
그렇게 헤어졌습니다.
삶이란
처음도 나중도 없는
어울려 날아가는 티끌같이
바람이 된 것뿐입니다.
제 마다가 그 바람을 안고
북으로 남으로 헤어집니다.
어디쯤 날아갔을까.
나를 아끼느라 그 거지 생각에
자꾸만 바람빛이
흐려왔습니다.
'보고싶은 권정생 선생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물덩이처럼 딩굴면서 (0) | 2016.08.24 |
---|---|
권정생 선생님! 그립습니다. 많이 보고 싶습니다. (0) | 2015.08.19 |
찌꺽문 / 권정생 (0) | 2012.08.24 |
권정생 선생님과 동무들이 쫌 놀았던 이야기 ^^ - 목씨네 삼형제 이야기 (부제 - 권정생의 주제에 의한 변주곡) (0) | 2012.06.13 |
우물 외 / 권정생 (0) | 2011.01.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