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아, 선생님!
그립습니다. 많이 보고 싶습니다.
.......
집에 와서 묶어 둔 원고를 끄집어내어 쓸 만한 것을 찾아봤다.
재미있는 시 몇 편을 찾았는데, 앞으로 이걸 붙잡고 써 봐야겠다....
누구나 마찬가지 일 거야.
인간은 무엇을 사랑해야만 살아 갈 수 있지 않겠니?
현주야 만약에,
우리 앞에 어떤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지독하게 한 번 속아 보지 못한다면,
가슴을 도려낼 듯한, 비애가 없었다면,
숨통이 막힐 둣한, 그냥 주저 앉고 싶고,
거꾸러져 버릴 듯한 절망이 없다면,
난 아무것도 할 수 없을게다.
현주야, 난 행복하다.~~~~
시골은 꽃이 피고, 보리가 자라지만
너무도 멍청해서 답답하구나. (75년 4월 7일 정생)
<오물덩이처럼 딩굴면서>를 읽다가 동무 이현주 목사께 쓴 편지. 한 글자 한 글자 다시 새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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