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맨쉽 / 1972년 2월 17일
효상이 오빠가 설날에 용돈 받은 것으로 펜맨쉽을 샀다. 들어올 때부터 입이 한바가지 벌어지고 자랑이 늘어졌다.
좋기는 진짜로 좋다. 공책 알장이 그래 맨들맨들한거는 처음 본다. 종이도 하얗고 파란줄 빨간줄이 그려져 있다. 거기에 ABCD를 적으면 절로 적어지겠다. 잉크 찍어서 쓰면 펜촉이 미끄러지겠다. 나도 중학교 가면 새 펜맨쉽 사 주겠지. 나도 빨리 중학생 되고 싶다. 새 펜맨쉽 사서 잉크로 ABCD 적으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그런데 걱정이 있다. 효상이 오빠가 저거 다 안쓰면 고모가 또 알장 모아서 기워 줄 지도 모른다. 오빠가 다 쓰도록 내가 감시를 잘해야되겠다. 오빠가 안쓰고 남기면 내가 몰래몰래 다 써서 알장이 한장도 안 남게 할 것이다. 나는 펜맨쉽라도 꼭 새 것을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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