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미나리 뜯으러갔다가 쑥 뜯었다 / 1972년 4월 13일
참새미 물내려오는 꼬랑에 돌미나리가 많이 컸다고 돌미나리 뜯으러 갔다. 경수가 어제 보고 왔다고 했다. 학교 마치자 올라갔다. 그런데 한발 늦었다. 더 날랜 사람이 있었다. 참 깨끗이도 도려갔다. 달련이가 꼭 저거 할매 말하는 것 처럼 말해서 웃겼다. 그 넘 참 누군지 빠르기가 비호겉네 했다. 올라간 김에 참새미껄에서 한참 놀다가 쑥이라도 뜯으러가자고 했다.
아직 쑥 털털이 하기에는 작고 국이나 끓여먹어야 되겠다. 쑥은 숨이 너무 빨리 죽어서 안 됐다. 애북 뜯었는가 싶어도 숨이 죽어서 폭 가라앉으면 한쥐기도 안 된다. 돌미나리뜯는다고 소쿠리는 언가이 큰 거를 들고 왔는데 지겨워서 안되겠다. 참새미물을 좀 찍어 뿌리니까 살아서 애북 되어 보여서 집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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