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나라 같지도 않은 나라에서 살 맛도 안 나지만
그래도 아이들은 이뿌게 자란다.
이 아이들이 있어
참 엿같은 이 세상 견뎌낸다.
오후 햇살 부서지는 창가에 오글오글 붙어서서
제가 키우는 다육이들 들여다보고
오구작작 떠들어댔다.
“앙 내 초록이 꽃 넘어질라칸다,”
“아이 햇빛이 너무 강해서
내 보들이 너무 목마르겠다“
“이거 흙이 너무 말랐제?”
창가에 붙어서 쫑알쫑알거리더니
요러콤 깜찍하게 해놓고 간 거다.
또또상자 종이 주워다
쭉 찢어서 햇살 가려주고.
두어 번 접어서 가느다랗게 뻗은 꽃대
안 넘어지게 받쳐주고.
텅 빈 교실을 가득 채우는 건
가을 햇살만이 아니다.
요요 이뿐 얼라들!
이 아이들이 교실 가득 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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