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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시험 - 우리 아이들의 욕과 비속어, 언어생활 어떻게 봐야 할까 / 김태곤

야야선미 2010. 9. 17. 16:40

  우리 아이들의 욕과 비속어, 언어생활 어떻게 봐야 할까요?

김태곤(송남초 교사)

 

얼마전 우리 학교 학부모님으로부터 우리 아이들의 언어생활, 고운말 쓰기, 욕에 대한 지도 등에 대하여 글을 부탁하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워낙에 거칠어지고 습관화된 좋지않은 언어생활에 대한 지도를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하던 때에 내 자신이 학습하는 계기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내 자신이 올 한해의 목표를 ‘착해지자’로 정하였는데 나의 언어생활을 어떠한가? 중간 점검하는 과정이기도 하였지요.

내 자신은 성격이 조급할 때는 아주 조급하고, 약간의 완벽주의 경향이 있으며, 듣는 태도 보다 제안하고 설득하는 태도가 많으며, 문학작품을 많이 대하지 않는 태도에 약간의 문제를 가지고 있었고, 오랜 운동생활과 운동부 지도가 만들어 낸 지나친 승부건성이 좋은 언어생활을 하지 못하였다고 봅니다. 물론 지금은 ‘착해지려고’, ‘아이들과 함께 행복을 만들어 가면서’ 내 안에서부터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느낍니다.

그러나, 나의 노력과 나의 주변과 세상과 수많은 관계가 한 묶음으로 아름다운 상상력을 발휘하고, 이상적인 것이 상식적으로 이루어지며, 모든 것이 빈곤이 아닌 충만으로 실현해 나갈 수 있게 될 때 진정한 ‘착함’도 ‘배려’도 행해지지 않을까 생각도 해 봅니다.

 

세 가지의 이야기로 글을 이어가겠습니다.

 

하나 .박선미(경남 밀양) 선생님이 쓴 ‘욕 시험’ 어린이 책

 

학교 선생님의 딸이고 모두가 인정하는 동네의 고운 살림꾼 참산댁의 딸이자, 평소에 지나칠 정도로 욕을 쓰지않는 주인공 ‘야야’가 욕을 쓰는 시험지를 가득 채우고서 이 사실이 알려질까 봐 두려워하는데

 

“엄마가 알면 우야겠노? 살기가 버거워도 우리들 반듯하게 크는 재미로 힘이 난다 캤는데. 딸래미 하나 있는 기 욕하고 다닌다 하면 땅지 꺼지도록 한숨을 쉴낀데......”

라며 후회합니다. 가정의 기능을 엿볼 수 있지요.

 

또, 욕 시험 의도를 알려주는 부분에서 담임 선생님은 욕에 대하여 이렇게 말합니다. 욕의 습관화, 욕과 비속어를 사용하는 상황에서 대체 언어와 문장을 찾지 못하는 우리나라 아이들의 문제도 있지만, 욕이 어떤 기능을 해 왔고 어떠해야 하는지를 생각해 보게 합니다.

“인자 고마 울어라. 니 속 썩어라고 한 거 아이다. 니 욕쟁이라고 놀릴라고 그란 것도 아이고. 너거들이 말로 하지도 못하고 꾹꾹 눌러 참고 있는 기 뭔지. 너거들 마음을 어둡게 누르고 있는 기 뭔지. 그기 알고 싶더라. 이 시험지에 대고 욕이라도 시원하이 다 풀어 놓고 너거들 마음을 훌렁훌렁 씻어 버리라고 그랬지.”

“숙희도 그렇고. 정자도 그렇고. 아이들이 아이 같아야지. 속에 담아 놓고 꾹꾹 눌러 참고 사는 기 어찌 그리도 많은지.”

 

둘. 우리 학교(송남초) 한 여학생의 글

 

아마....4교시??쯔음에 우리반은 욕에대한 뜻을 조사했다.

내가 그냥 쓸때는 몰랐지만 수업시간에 욕의 뜻에대해서

정확히 조사를 해보니까 굉장히 상스럽고,

입에 담기도 힘든것이 '욕' 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누구나 욕은 나쁜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생각만 할뿐 정작 욕하는 것을 고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더욱 많다.

그래서 난 그게

너무 안타깝다..........

수업시간에 욕을 조사하면서 욕은

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듣는 사람, 사람들 모두가 천해진다는

것을 깨달았다.^^

 

셋. 인터넷 유머

 

"자 그럼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할까요?

"ㅎ"으로 시작하는 단어는 무엇이 있을까요"

침묵......침묵이었습니다. 선생님은 당황하셨습니다.

바로 그때 욕잘하는 녀석만 저요! 저요! 외쳤습니다.

선생님은 갈등했습니다.

"이걸 시켜야되나 말아야되나......"

녀석이 갑자기 믿음직스러워 보였습니다. 선생님은 결심했습니다

"그래요 주리학생(욕잘하는 녀석이름임) "ㅎ"으로 시작하는 단어는 모가있죠?"

"하룻강아지요!!"

신이여......자신감 붙은 선생님 그 뜻도 물어봅니다......

"하룻강아지가 무슨뜻이죠?"

 

"졸라 겁대가리 짱박아논 개새끼요!"ㅠㅠ

 

한국교총의 교사대상 설문에 따르면 학교현장에서 대화에 섞인 욕설과 비속어 사용비율이 반이 넘는 학생이 25%가까이 되며, 학교 교사의 92%가 과거에 비하여 욕설과 비속어 사용비율이 높아졌다고 느끼고 있으며, 욕설과 비속어 사용 빈도가 높아진 이유는 △ 1위 인터넷, 영화, 방송매체의 영향 88.1% △ 2위 가정지도 소홀 8.8% △ 학교지도 소홀 1.8%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교사들의 경험치만을 우상화 할 수 없고, 아이들 언어생활이 나빠지는 원인이 삶의 총체적인 영역에서 바라보지 못한 면 등의 문제가 있는 결과라 하더라도 현재 우리 아이들의 언어생활을 ‘심각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더더욱 문제로 나타나는 것은 학생 개인의 문제, 성장과정의 일시적인 현상, 집단생활에서 관계문제, 높은 학습 스트레스 등과 함께 학교현장이 학생인권을 중심으로 모든 기제가 작동하지 못하고, 돌봄과 치유, 참여와 소통, 학교자치가 성숙되지 못하여 교육의 한 축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가정과 사회에서 지속적, 근접적 돌봄이 부족한 경우 나타나는 인터넷과 멀티미디어 환경에 대한 과도한 노출은 욕설과 비속어 사용 빈도를 높이는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 부모님과 이웃, 친구와 공감이 부족한 것이 스트레스를 확장하여 올바른 언어생활을 저해하고 있는 것이라 보여 집니다. 자존감과 대인관계에서 부족한 면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 욕설과 비속어, 과격성과 폭력성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우리 아이들의 언어생활 문제는 결국 총체적인 문제로 볼 수 있습니다.

친구전체와 학교전체, 지역사회 전체의 공통된 노력없이 완전한 해결을 바라보기 어렵다는 것이지요.

 

2학기에 들어와 학교 학부모님들의 요구가 있어 올바른 언어생활에 대하여 아이들과 함께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이들은 모두 자신의 언어생활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가장 큰 문제점을 ‘습관화’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의 습관화 정도는 욕과 비속어를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을 때 다른 언어로 대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데서 깊이를 알 수 있었습니다. 친구들과 있을 때 부정적인 측면도 높아지는 사춘기의 특징도 보였습니다.

 

전체 중 우리의 노력을 시작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평소에 ‘나’ 표현법에 대하여 알고 표현하는 습관 기르기, 욕과 비속어의 실제 의미에 대하여 조사하기, 욕과 비속어 사용 생활을 기록하는 일기쓰기, 학급과 자신이 추방해야 할 욕을 정하여 노력하기, 100원씩 벌금을 물어 고운말 쓰기 관련 단체나 학회에 기부하기, 9월의 학습 주제를 ‘욕과 고운 말’로 잡고 전체적인 흐름을 만들어 가는 것으로 말입니다.

 

하나의 매듭은 새로운 매듭과 이어질 것이라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