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한 편

천장호에서 / 나희덕

야야선미 2009. 12. 28. 00:12

천장호에서나희덕


 얼어붙은 호수는 아무 것도 비추지 않는다

 불빛도 산 그림자도 잃어 버렸다

 제 단단함의 서슬만이 빛나고 있을 뿐

 아무 것도 아무 것도 품지 않는다

 헛되이 던진 돌멩이들,

 새떼 대신 메아리만 쩡 쩡 날아오른다


 네 이름을 부르는 일이 그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