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 한 쪽 / 김환영
겨울비 오고 어두운데
까마귀 한 마리가
입에 불을 달고 날아간다.
찬비를 맞으며
감 한 쪽 물고 가는
어미 까마귀 부리 끝이
숯불처럼 뜨겁다. ---<글과 그림>(2008년 12월호)
질경이 도로 / 김환영
집으로 들어오는
스무 발 남짓한 흙길 한 가운데
질경이들이 새파랗다.
석유차도 들락거리고
가스차도 들락거리고
우편물 실은 집배원 아저씨
오토바이도 들락거리는데,
질경이는
찻길 다 내주고도
길 한복판에 외줄 도로
당당하게 이어놓고
풀벌레 울음소리까지 키운다. ---<글과 그림>(2009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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