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한 편

조국(祖國) / 정완영

야야선미 2009. 8. 29. 00:30

조국(祖國) / 정완영


행여나 다칠세라 너를 안고 줄 고르면

떨리는 열 손가락 마디마디 에인 사랑

손닿자 애절히 우는 서러운 내 가얏고여.

둥기둥 줄이 울면 초가삼간 달이 뜨고

흐느껴 목 메이면 꽃잎도 떨리는데

푸른 물 흐르는 정에 눈물 비친 흰 옷자락.

통곡도 다 못하여 하늘은 멍들어도

피맺힌 열두 줄은 구비 구비 애정인데

청산아 왜 말이 없이 학(鶴)처럼만 여위느냐.


 

정완영.1919. 11. 11 경북 금릉~.시조시인.


호는 백수(白水). 1960년 〈현대문학〉에 시조 〈애모 愛慕〉·〈어제 오늘〉·〈강〉 등이 추천되고, 196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조국〉이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그뒤 전통적인 서정을 바탕으로 한 〈제주도기행시초〉(현대문학, 1964. 3)·〈산거일기 山居日記〉(현대문학, 1967. 7)·〈산이 나를 따라와서〉(시인, 1969. 12) 등과 〈수수편편 首首片片〉이라는 제목의 시조를 여러 편 지었다. 한국문인협회 이사, 한국시조작가협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시조집으로 〈채춘보 採春譜〉(1969)·〈묵로도 墨鷺圖〉(1972)·〈실일(失日)의 명(銘)〉(1974) 등이 있다. 1974년 한국문학상, 1979년 가람시조문학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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