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한 편

절망 / 김수영

야야선미 2012. 8. 25. 00:30

 

절망 / 김수영


풍경이 풍경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곰팡이 곰팡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여름이 여름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속도가 속도를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졸렬과 수치가 그들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바람은 딴 데서 오고
구원은 예기치 않은 순간에 오고
절망은 끝까지 그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다   (1965.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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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뿌리>(민음사1974),  <김수영 전집 1> (민음사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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