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간.
식구들이나 동무들에게 부탁하는 말을 써 보고, 마음이 드러나게 읽어보는 활동을 한다.
열심히 쓰는 동안 아이들 사이로 다니다가 건이 자리에서 잠깐 멈춘다.
"엄마, 내가 두번 물어바도 화내지 마세요"
내 자리로 오면서 자꾸 얼굴이 화끈거린다.
자기 마음이 가장 잘 전해지도록 읽으려면 어떻게 할까 했더니 건이가 제일 먼저 손을 번쩍 든다.
"엄마, 내가 두번 물어바도 화내지 마세요. 나는 한번만에 모를 때가 많아요. 진짜로 몰라서 물으때 엄마가 화내니까 우리 엄마안같았어요"
했던 말 자꾸 물어본다고, 제발 귀 좀 기울여 들으라고 짜증 잔뜩 묻은 소리로 아이들한테 뭐라카던 내 모습이 어른거려서 혼났다.
둘째 시간.
슬기로운 3단원은 <귀를 기울여봐요>다.
우리 둘레에서 들리는 여러 가지 소리 가운데
마음이 즐거워지는 소리와 그렇지 않은 소리를 말하는데
선경이가 " 선경아 내일 엄마 온단다, 하는 말요" 한다.
선경이는 엄마가 멀리 동해시에서 일하고 두어달에 한번도 겨우 온다고 했다.
2학년 이 어린 아이가 얼마나 엄마를 그리워하면서 살까 싶으니 에인해서......아이구.
(2009. 4. 16. 부산글쓰기회카페에서)
샘돌
달팽이 과학동화에 소리에 관한 이야기 있는데. 할아버지가 낮잠자는데 너무 시끄러워서 잠을 못 자는 거야. 그래서 이 세상에 소리란 소리를 다 주머니에 담아서 꽁꽁 묶어두고 잠을 잤어... 소리가 사라진 상황이 참 재미있는데. 제목이 뭐더라. 하이튼 이 이야기 읽어주고 나니까 아이들이 소리 하나하나에 좀 더 세심하게 배려하대. 진짜 몰라서 묻는 건데 우리 엄마 안 같게스리 화를 내니 아이가 얼마나 당황되겠노. 우리 반 같으면 이래 말할거야. "씨바, 좇******** 모르는데 그럼 내보고 우째라꼬." 나도 우리 호연이가 몸과 욕으로 하는 말에 귀 기울여야지. 정성들여 들어주면 되겠제. 09.04.16 11:21
┗ 야야
책 찾았다^^ 달팽이과학동화33 '아이고 시끄러워' (보리/심조원), 도서실에서 찾아왔거덩. 내일 당장 해야징~~ 한번 더 고마워~~ 09.04.16 13:49
금방 말했는데도 또 물어보는 아이에게 눈 부라릴 때 많은데 건이 글 읽으니 부끄러워지네요. 깊이 반성합니다. 두 번 세 번 물어봐도 웃는 낯으로 말해주어야겠어요. 잘 될까? 애는 써 봐야겠다^^ 09.04.16 12:38
이야기 두 개가 다 시네요. 절실함 이 담긴 말이 곧 시가 아닐까. 건이나 선경이 말이 가슴에서 나온 절실한 말이네요. 09.04.16 13:54
아이들 키높이로 아이들 눈높이로 볼줄 알아야 하는데 어른들 높이로 하이 아이들 저거는 얼마나 답답 하겠노 나도 반성좀 해야겠다. 09.04.16 15:33
선경이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마음이 즐거워 지는 소리라... 09.04.16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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