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불재불 야야 이야기 43

할매를 불러보세요 14 - 불가사리가 마늘 까는 날

불가사리가 마늘 까는 날 “야야.” 할매가 낮잠이 든 사이에 야야도 잠깐 졸았던 모양이다. 할매가 부르는 소리에 화다닥 놀라 깨어 보니 환한 대낮이다. “저어기 담에 깻대 세워놓은 거 좀 뒤집어라.” “예에.” 아직도 잠이 덜 깨어 무겁게 대답한다. “야야, 저어 저기. 달구새끼가 호박 오그락지..

할매를 불러보세요 11 - 큰못에 물을 펀다는데

큰못에 물을 펀다는데 “야야, 니도 갈 거제?” “어어, 집에 한 번 가보고.” 야야는 동무들한테 분명하게 대답할 수가 없다. 눈을 들어 하늘을 본다. 갸름한 새털구름이 파란 하늘을 흐르듯이 떠 있다. 눈이 부신다. 그러고 보니 큰못 물을 퍼내고 연을 캘 때가 되긴 됐다. 가을걷이가 끝나고 갈무리도..

할매를 불러보세요 9 - 학예회 연습도 나 혼자

학예회 연습도 나 혼자 “야야!” 알림장 검사를 맡자마자 가방을 메고 나서는데 야야를 행자랑 순석이가 불러 세웠다. “학예회 때도 우리 응원 모둠은 춤 출건데, 니도 할래?” “춤? 무슨 춤 출건데?” “아직 정한 거는 아니다. 아이들 정해지면 그때 다시 춤하고 노래 정하지 뭐. 니이 할건지 말건..

할매를 불러보세요 8 - 외톨이가 되면 어쩌노?

외톨이가 되면 어쩌노? “언니야, 내가 물 퍼 주께.” 야야는 튕기듯이 일어나 새밋가로 달려갔다. 안장실 할매집 숙이 언니가 정구지를 한 소쿠리 씻으러 왔다. 언니가 정구지 다 씻을 때까지는 말동무가 생겼다. “언니야, 나도 같이 다듬으까?” “괜찮다. 니는 쉬어라.” 속도 모르는 숙이 언니는 ..

할매를 불러보세요 7 - 할매 비녀는 벽장 속으로

할매 비녀는 벽장 속으로 “야아야, 아아아야” 할매가 손을 내저어며 또 야야를 부른다. 비녀는 어디로 달아났는지 머리칼은 어수선하게 풀려 귀 뒤며 목둘레로 헝클어져 내려왔다. 할매는 한손으로 손가락을 세워 빗쓸어 올린다. ‘어서 머리 좀 쓸어 올려, 다시 빗어 달란 말이다.’ 구석에 놓인 경..

할매를 불러보세요 5 - 할매는 이제 야야 몫이다

할매는 이제 야야 몫이다 “야야, 춤 연습 좀 했나? 우리는 다 완성했는데.” “아아니, 아직 좀.” “낼모레 체육대횐 거는 알제? 나중에 학교 과수원 길에서 맞춰 봐야하는데. 점심시간에는 할 수 있제?” 야야는 깜짝 놀랐다. 벌써 그렇게 시간이 흘렀단 말인가. 춤 정한 지 며칠 되지 않은 것 같은데 ..